너 대체 정체가 뭐니?

MERCEDES-BENZ GLB 250 4MATIC

너 대체 정체가 뭐니?
-MERCEDES-BENZ GLB 250 4MATIC


말 그대로다. 이 녀석 정체가 뭘까? 쾌적하고 넓은 공간에 탁 트인 시야가 장점인 평범한 도심형 SUV일 줄 알았는데, 터빈 돌아가는 소리가 범상치 않다. 덕분에 기자의 선입견은 보기 좋게 깨져버렸다. 대체 누구를 위한 자동차인 걸까?



GLB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유구한 역사에서 이제 막 태어난 신생아 같은 존재다. 2019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양산형에 가까운 콘셉트 모델을 선보인 뒤 2020년 하반기에 국내 출시했다. 이렇게 빠른 호흡이라니. 갈수록 치열해지는 콤팩트 SUV 시장에 대응하며, GLA와 GLC 사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함이다. 세상 빛을 본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패키징에 자신이 있었는지 벤츠 측에서 준비한 보도 자료에는 ‘다재다능’이란 키워드가 자리매김했다.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기본기

우선 GLB는 A클래스 섀시를 활용한다. 가로배치 엔진의 전륜 기반 플랫폼이라는 얘기다. 현재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뿐(국내 한정)이다. 출력에 따라 220과 250으로 구분했고 향후 출시할 고성능 버전인 AMG GLB 35 역시 마찬가지.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GLB 250 4MATIC으로 최고출력 224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내며 8단 DCT를 거쳐 네바퀴를 굴린다.



엔진을 깨워 차를 움직여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느낄 수 있다. ‘음? 잘나가는데?‘ 단순히 박차고 나가는 것만이 아니다. 기본기가 좋다. 도는 것, 멈추는 것 모두가 수준급이다. 확연히 다른 장르임에도 핫해치 모델들이 연상될 만큼 스포티한 운동성능을 보여준다. 적지 않은 무게에도 풍부한 토크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DCT 덕분에 덩치에 비해 매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한다. 롤을 잡아내는 실력도 빠질 수 없다. 여타 도심형 SUV들의 부드럽고 출렁이는 서스펜션과는 선을 긋는다. 속도를 부추기는 원흉이다. 아니, 이렇게 귀엽고 다정다감하게 생겨서 이래도 되는 거야?

이쯤 되면 다시금 디자인을 돌아보게 된다. GLB의 외관은 네모반듯한 투 박스 셰이프가 특징으로 GLC의 전신인 GLK를 기억나게 한다. 그래서인지 베이비 G바겐으로도 불린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휠하우스 등 각 요소마다 부드럽게 처리한 사각형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전체적으로 네모를 주제로 삼았지만 각을 둥글려 한결 친근한 느낌이다. 뛰어난 달리기 실력과는 다소 괴리가 느껴진다.


실내는 전륜 기반 벤츠들의 디자인이 고스란히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부터 계기판과 센터디스플레이, 송풍구와 각종 조작계 버튼 등 많은 부품이 호환된다. 멋진 디자인을 공유하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는 훌륭한 전략이지만 그만큼 특징은 부족하다. 형제들과 차별점이라면 높은 차고를 꼽을 수 있다. 한 체급 위인 GLC보다도 높아 쾌적한 실내와 머리 공간, 뛰어난 전방 시야를 제공한다. 시승차에는 없었지만 추후 제공될 3열 시트 옵션을 보면 GLB의 공간 활용능력이 어떠한지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만 보면 가족을 위한 수준 높은 패밀리 SUV의 완성이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삼각별 로고의 멋스러움이야 말해 무엇 하랴. 하지만 삼각별 대신 포기한 것들이 더러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은 스티어링 휠에 열선이 없다. 하위 트림 220에는 있지만 시승차인 250에는 없다. 나파 가죽을 사용하는 점이 차이점이다. 요즘 같은 폭설과 혹한에는 절실한 옵션이다. 또한 1열 통풍시트를 포함해 2열 송풍구와 열선 시트도 없다.

마지막에 몇몇 아쉬운 점들을 토로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예쁘고 쾌적한 공간이 매력적인 모델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뛰어난 구동계는 두말할 나위 없다. 쓰는 사람에 따라서는 오버 스펙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220을 택해 스티어링 열선의 온기를 챙기길 추천한다. 혹시 가족을 위하면서도 티 나지 않게 스포츠 주행을 즐기고 싶은 아빠들이라면 250을 추천한다. 다만 AMG GLB 35가 출시를 앞두고 있으니 이쪽도 눈여겨보시길.




ⓜ MERCEDES-BENZ GLB 250 4MATIC

  • 엔진   I4 2.0L 터보
  • 출력   224마력
  • 변속기   8단 DCT
  • 0-100km/h   6.9초
  • 복합연비   10.5km/L
  • CO2 배출   170g/km
  • 가격(시승차)  6,160만원

 신종윤 기자  사진 맹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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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Han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