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나 줘버려!

(6화)돈을 만들다.
  • Steven 기자
  • 발행 2022-06-23 21:52

(6화) 돈을 만들다.

개업식 다음날 철수와 영복 사무장이 아침 미팅을 하고 있다.

철수 : 이제 개업식이 끝났으니 진짜 변호사가 된 건가!

영복 : 그렇지 하하

사무장 : 엄청 바쁘실 겁니다.

영복 : 참! 어제 밤 늦게 영장담당 판사가 들렸던데...
혹시 나한테 개업식날 하자고 했던 사건은 어떻게 됐나?

사무장 : 제가 처리했습니다.

영복 : 어떻게? 자네 혼자 사건을 처리해?
사무장 : 다 방법이 있지요.
오후에 수임료를 가지고 올겁니다.

철수 : 좌우지간 자네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하하

영복 : 내 참! 그럼 그 친구가 영장 기각을 해줬나?

사무장 : 그럼요. 하하

영복 : 문제가 될만한 사건은 아니지?

사무장 : 문제 될 사건 아니니까 염려마세요.

철수 : 그럼 우리 사무실이 맡은 사건은 끝난 건가?

사무장 : 그렇죠.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임료도 저쪽 사무실에서 받은 걸 절반씩 나누기로 한겁니다.

영복 : 절반이 얼만데?

사무장 : 한 장입니다.

철수 : 천?

사무장 : 하하 아니요 0이 하나 더 붙어요.
영복 : 오 마이 갓!
이 친구는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있다니까!

철수 : 아니 이런 사건이 자주 있는가?

사무장 : 자주 있는 건 아닙니다. 선배님들 복이지요.
원래 나올 때는 정권이 바뀌고 나서 나오는 게 더 좋지요.

영복 : 그게 무슨 말인가?

사무장 : 정권이 바뀌고 나면, 묵혀 놨던 사건들을 처리하지 않습니까!
그런 사건들은 대개 돈 있는 사람들이 권력하고 엮여 있다 보니까. 돈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구치소 구경가지 않으려고 돈을 쓸 수 밖에 없잖습니까.

철수 : 그럼 우리가 작년에 나왔어야 하는구만..하하

사무장 : 아닙니다. 2년 차도 괜찮습니다.
슬슬 기소 단계나 1심 재판 진행중에 있는 사건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도 공조 하자는 사건들이 많이 들어 올 겁니다.

철수 : 나는 그런 것 까지는 전혀 생각을 안했는데....
자네 말을 들으니 중요한 얘기구만.

영복 : 그러게 말이네. 우린 우리 아이들 학비 때문에 마누라 등쌀에 그만 둔 것 아닌가..하하

사무장 : 정권 말년에 나온다고 하셨으면. 아마 제가 안따라 나왔을 겁니다. 하하하

철수 : 이 사람은 그런 것까지 다 계산을 하고 따라 나왔구먼!

사무장 : 먼저 나간 후배들한테 자주 듣던 얘기들이거든요. 하하
어떤 친구는 그런걸 안 따지고 정권 말년에 따라 연금도 포기하고 나갔다가 사건이 하도 없어서, 돈도 못벌고 6개월만에 사무실을 옮기고, 변호사도 고향으로 내려간 경우도 봤습니다.

영복 : 현직들은 옷 벗고 나올 때 그 시기를 잘 봐야 하겠구만.

사무장 : 그럼요. 전관예우 받아서 개업 초기에 자리 잡지 못하면 낙동강 오리알 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영복 : (철수를 쳐다보며) 참! 내가 추천받은 사무장이 있는데 오늘 오후에 들리라고 했으니까. 자네 마음에만 들면 같이 일하는 거로 하세.

철수 : 사무장들끼리 마음에 들면 되지!

사무장 : 실무 경력이 10년이 넘었다고 하니까 우리 사무실에는 그런 친구가 있어야 합니다. 선배님들은 법원하고 검찰, 구치소, 교도소 돌아다니시느라 책상에 앉아 계실 틈이 없거든요.

영복 : 그럼 그 친구 혼자 그걸 다 어떻게 쓰나?

사무장 : 형사건 간단한 건 제가 도와주면 되구요. 바빠지면 경력 있는 여직원을 한명 더 뽑아야 할 겁니다.

영복 : 그래 사무실 운영은 자네가 새로 올 사무장하고 차질 없이 하도록 하게.

미팅이 끝나고 나오자 개업식 날 영장 사건을 부탁했던 후배 사무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후배 사무장 : 선배님 접니다.

사무장 : 어! 그래. 왜 안오고 전화를 했어?

후배 사무장 : 선배님 사무실 지하에 있는 커피숍에서 차 한잔 하시지요.

사무장 : 알았네. 조금 기다리게.

잠시 후 사무장은 건물 지하 커피숖에서 후배 사무장을 만났다.

사무장 : 오랜만이네.

후배 사무장 : 개업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으셨지요?

사무장 : 사무실로 올라 오지! 무슨 은밀한 얘기를 하려고 여기서 보자고 했어?

후배 사무장 : 선배님 눈치는 백단이라 벌써 아시네요. 하하
(쇼핑백 2개를 탁자 아래로 전달하면서)
이건 어제 수임료 한 장입니다.

사무장 : 자네 몫은 뗏나?

후배 사무장 : 제 몫은 챙겼으니까. 거기서는 선배님이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사무장 : 그래! 고맙네.
따로 보자고 한 일은 뭔데?

후배 사무장 : 후배들하고 기획을 하는 게 있는데, 이번에 선배님 사무실로 밀어 드리려구요.

사무장 : 그래! 무슨 일을 하려고?


후배 사무장 : 미아리 하고 청량리 쪽을 손댄 지가 오래됐는데, 동기 한명이 이번에 그쪽으로 가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무장 : 그쪽 일이야 두고두고 돈 되는 일인데, 뭐하러 일을 벌일려고 그래!

후배 사무장 : 동기 녀석이 집안 사정이 좀 힘든가 봅니다.
동기들이 나서서 도와주기로 했는데, 일단 단속은 하지만 구속까지 가면은 안되지 않습니까?

사무장 : 이 사람아 그런 일을 개업사무실에서 어떻게 하나!

후배 사무장 : 그렇게 얘기하실까봐 따로 뵙자고 한겁니다.

사무장 : 그쪽 사건은 지저분해서 개업 초기에 영감들한테 하자고 하기가 좀 그런데...

후배 사무장 : 직접 하시라는 게 아니라 선배님은 그냥 뒤에서 처리해 주시는 척만 하시면 됩니다.
영감님들한테 굳이 얘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무장 : 음... 그럼 사건 수임은 누구를 시키려고?

후배 사무장 : 연수원 출신 변호사를 섭외해 놨습니다.
김앤장 출신이라 말귀도 다 알아듣고, 20프로 주기로 얘기가 다 됐습니다.

사무장 : 이번에 나온 개업변호사가 뒤에서 일을 보는 걸로만 하고, 누군지는 얘기를 안하고 하겠다는 말이지?

후배 사무장 : 그럼요! 이번에 12명이 나왔기 때문에 누군지 짐작도 못할거구요. 골고루 나눠주는 거로 얘기를 해놨습니다.

사무장 : 좌우지간 잔머리들은 잘 돌아가는구나.. 하하

후배 사무장 : 그쪽 애들은 단속을 당하고 나면 공동으로 대응을 하지 않습니까!
선배님은 그때 한번 참석만 해주시고 가면 됩니다.
나머지는 저희가 알아서 할겁니다.

사무장 : 그럼 건당 금액은 얼마로 정했는데?

후배 사무장 : 건당 3천으로 정했습니다.
건당 절반을 드리고, 나머지는 저희가 연수원 출신 변호사하고 정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사무장 : 여튼 말썽 없이 하려면 단속 당하는 업주들이 정상 참작자료가 있어야 하는걸 알지?

후배 사무장 : 그럼요. 제가 그쪽에서 오래 근무해서 잘 압니다.
사무장 : 좌우지간 업주 영업기간이 6개월 이내, 초범 내지 벌금 전과 한번 정도 절대로 실형 전과가 있으면 안되는 거 알지?

후배 사무장 : 그럼요, 장사 한두번 하나요.

사무장 ; 우린 연수원 출신 변호사랑 공동 수임하는 거로 해 놓고.

후배 사무장 : 예! 제가 약정서를 드릴 테니까 약정서 받은 사건만 처리해 주시면 됩니다.

사무장 : 도대체 이번에 몇 건이나 하려고 그러나?

후배 사무장 :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좀 많이 할려고 합니다.

사무장 : 서초동하고 북부가 시끄럽겠구만!
다른 사무실도 좀 나눠 주고 그래야지.
너무 독식하면 말 나오니까.

후배 사무장 : 저희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사무장 : 알았네.

(7화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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