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 튜닝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다!

DODGE VIPER GTS BY MGP

DODGE VIPER GTS BY MGP
배기 튜닝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다!


다운사이징이 대세라고 하지만 자동차 마니아들은 과거의 과격하고 거친 엔진들을 여전히 그리워한다. ‘미국 스포츠카는 V8’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닷지 바이퍼는 과감하게 V10 엔진을 올렸고 매끈한 디자인과 폭발적인 성능으로 여전히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에 만난 2002년식 닷지 바이퍼는 2세대 GTS(SRII)로 국내 상황에 맞춰 튜닝했다.


카가이들이 만든 마지막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바이퍼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1988년 말 밥 루츠와 톰 게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죽어가던 닷지의 이미지를 살릴 강력한 한 방으로 기록되었다. 그동안 미국 스포츠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V10 엔진의 강력한 성능과 쉘비 코브라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저렴한 가격 등 꿈을 동경하던 자동차 키드에게 바이퍼는 새로운 목표점이 되었다. 바이퍼는 크라이슬러, 다임러 크라이슬러, 크라이스러 LLC, FCA US LLC등 회사 주인이 바뀌는 와중에도 그 명맥을 이어갔다. 모터스포츠에서 활약과 닷지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가치는 밥 루츠의 표현대로 숫자쟁이들이(빈 카운터) 장악한 현대 자동차 회사에서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2017년 5세대를 마지막으로 단종되었지만 언제든 다시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델 중 하나다.

트렁크 아래 자리 잡은 엔드 머플러는 티타늄 팁으로 마무리했다

배기 스페셜리스트 MGP가 다듬다


닷지와 크라이슬러의 기함 답게 휠 센터캡과 브레이크 캘리퍼에는 바이퍼 엠블럼과 로고가 들어가 있다

바이퍼는 튼튼하기로 유명한 스포츠카다. 섀시 구조는 요즘 스포츠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푸시로드 타입 V10 OHV 엔진의 내구성은 모터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무대에서 검증을 마쳤다. 이번에 MGP에서 다듬은 모델은 2세대 마지막 모델로 2002년에 생산되었다.

2세대 바이퍼는 소소하지만 1세대에 비해 여러 부분이 바뀌었다. 우선 측면에 있던 배기구가 후면 중앙으로 위치를 바꿨고, 알루미늄 부품 사용으로 1세대 비해 무게가 27kg이나 줄었다. 여기에 에어백과 에어컨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최초의 바이퍼였다. 그중 GTS는 1세대 최고 버전인 R/T를 대체했다.

뒤쪽에 어정쩡하게 있던 촉매 위치를 조정했다

MGP에 입고된 바이퍼 GTS는 제대로 출력이 나오지 않고 배기 소음이 매우 큰 상태였다. 배기음은 스포츠카의 매력 중 하나이지만 오너가 시끄럽다고 느낄 정도면 일단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배기 라인의 노후로 인해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졌으며 촉매를 맨 뒤로 밀어놔 초반 배압이 정상적이지 못했다. 1번 머플러(배기 매니폴드)도 균열이 있었고 전체적인 배기 라인이 낡아 당연히 토크밴드도 불안정하고 출력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오너가 원하는 세팅은 터프하고 거친 카뷰레터 소리에 저속에서는 조용한 사운드였다. OHV 엔진 특성상 중저음 영역 대가 강하다 보니 이 부분은 가변 플랩을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배기 매니폴드는 낡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MGP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한 부분은 배기 라인 설계다. 엔진 양쪽 각각 5개의 매니폴드가 엔진 아래로 떨어져 내린 후 배기 파이프로 모여 양쪽 사이드 스커트 아래를(1세대의 배기구가 있던 자리) 지나 뒤에서 다시 가운데로 모이는 복잡한 구조다. 일반적인 차의 배기 라인은 엔진에서 차체 중앙을 지나 맨 끝에서 좌측이나 우측으로(혹은 양쪽) 빠지는 방식이다. 바이퍼는 배기 라인이 복잡해 최적의 배압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고, 전체 라인을 커스텀으로 설계해야 했다. 뒤쪽에 어정쩡하게 있던 촉매도 위치를 조정하고 커스텀 제작한 레조네이터는 내부 구조를 변경해 효율을 높였다. 전체 배기 라인의 파이프 지름은 3인치(76mm)로 원래(70mm)에 비해 6mm 커져 배기 저항이 감소했다. MGP의 김우진 실장은 “흡음재를 사용하는 기존 레조네이터 방식에서 칸막이 방식으로 변경해 적절한 배압 유지와 효율에 중점을 두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좁고 복잡한 공간과 엔진 고정 상태. 이를 위해 MGP에서는 별도의 공구를 제작해 사용했다.

V10 OHV 엔진은 1세대에 비해 출력과 토크가 대폭 높아졌다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

독특한 형상의 배기 라인은 제설계가 매우 까다로운 구조이다

세팅 후 오래된 바이퍼 GTS는 예전 출력인 450마력(5,200rpm)을 되찾았다. 워낙에 중저속 토크가 높은 세팅(66.2Kg·m/3700rpm)이다 보니 고른 토크 밴드를 갖도록 조정했다. 또한 순간적인 급가속보다는 은근하고 꾸준히 밀어주는 고속 크루징에 최적화된 세팅을 추가했다. MGP에서 배기를 다듬은 바이퍼는 마치 새 생명을 얻은 것 같다. 그동안 제대로 나오지 않던 출력이나 필요 이상으로 시끄러운 배기음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이제는 제대로 된 출력과 거칠고 투박하지만 운전자의 청각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배기음을 되찾아 예전의 강력한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배기 라인이 차체 양옆, 사이드 스커트 아래로 지나가는 구조다

450마력에 최고속도 286km/h는 요즘 차에 비하면 그리 뛰어나거나 높다고는 할 수 없다. 토크로 보면 전기차 쪽이 훨씬 높을 것이다. 바이퍼는 미국 정통 스포츠카 혈통이 뚜렷한 차다. 게다가 이 차처럼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운전자의 오감에 즐거움을 주는 차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발끝으로 전달되는 묵직한 토크감, 철컥철컥 맞물려 들어가는 투박함 변속감을 가진 차가 유독 그리운 요즘이다.


바이퍼의 배기 라인은 복잡하기 때문에 여러 부분으로 나눠서 작업했다

  황욱익 Wooc Ic HWANG(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취재협조 MGP, 클래식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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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Han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