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 가족의 동반자”
HONDA ODYSSEY
“긴 여정, 가족의 동반자”
HONDA ODYSSEY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트로이의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Odysseus)의 10년에 걸친 귀향길을 담은 모험담이다. 오디세이아가 서양 문학사에 끼친 영향력은 실로 방대해서 긴 여정과 모험을 뜻하는 단어, 오딧세이도 바로 여기에서 파생되었다. 그렇다. 혼다 오딧세이의 네이밍은 여기서 시작됐다. 긴 여정 그리고 모험.
지난달 혼다가 한국시장에 출시한 패밀리 미니밴 오딧세이의 시승행사에 다녀왔다. 카니발이란 거물이 국내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혼다 오딧세이가 어떤 경쟁력과 특장점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그들만의 리그
우선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오딧세이는 카니발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아니다. 가격조건부터가 너무 다르다. 혼다 역시 대중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오딧세이는 카니발보다 1~2천만 원이 비싸다. 이러한 가격차를 극복하고 맞대결을 벌이는 것은 애초에 어불성설이다. 수입차라면 무조건적인 프리미엄 이미지가 붙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아니다.
실질적인 경쟁상대는 오딧세이와 동일한 수입구조를 지닌 토요타 시에나다. 두 모델 모두 일본 브랜드이지만 미국 시장을 위해 개발되고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들이다. 딱지는 일본이지만 상품성은 전형적인 미국차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뭐, 그게 대수냐고? 맞다 실질적 미국차,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주목할 점은 시에나가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전무한 상황이라는 것과 카니발이 가격을 필두로 한 막강한 상품성을 지녔음에도 그 틈새를 비집고 오딧세이가 꾸준한 판매량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볼륨이 크지는 않다. 그럼에도 카니발이 놓치고 있는 수요층이 있다는 뜻이다. 기아 입장에서 새는 바가지인 이 고객층은 대체 무엇을 보고 이 가격차를 감수하는 것일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스타일과 공간, 기계적 완성도와 안전·편의장비에 대한 수요라고 한다. 그들의 설명이 과연 얼마나 부합하는지 하나씩 살펴봤다.
일관적인 개발목표
신형 오딧세이는 5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외관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 기존 대비 낮고 부드러워진 프론트 범퍼, 그릴 디자인과 방향지시등 모양 변화, 19인치 샤크 그레이 알로이 휠 등이 눈에 띄는 변경사항이다. 독특한 측면 캐릭터 라인과 D필러 디자인 등은 큰 변화 없이 유지했다. 크게 인상적인 디자인은 아니지만 천편일률적인 카니발의 홍수 속에 나름 차별화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탑승하다 보니 들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적당한 높이의 차고가 매끄러운 승하차를 돕는다. SUV에 올라타거나 승용차에 앉는 것처럼 힙 포인트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폭이 크지 않고 슥 걸터앉을 수 있다. 오딧세이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승용차 기반의 안락한 미니밴을 개발모토로 삼았던 것이 5세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유지되는 중이다.
차를 몰아 봐도 그렇다. 휠베이스 길이만 3m에 전장도 카니발 보다 길지만 차가 크다는 인상이 없다. 오히려 실제 덩치에 비해 작게 느껴지는 감각이다. 또한 저속에서 스티어링이 매우 가벼워 다루기 쉽다는 인상을 다시금 받는다. 북미시장에서 사커맘(Soccer mom 자녀교육에 열성적인 중산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활약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체반응과 동력계통도 모두 부드러운 세팅으로 일관된 감각을 전해준다. 맥퍼슨 스트럿과 트레일링 암 조합인 서스펜션은 도로 위 충격들을 물 흐르듯이 흘려보내고 리바운드 동작도 크지 않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가족주의적 설계와 편의장비
엔진은 V6 3.5L 가솔린 직분사 엔진으로 매끄러운 회전과 정숙성을 자랑한다. 역시나 개발 컨셉에 부합하는 세팅이다. 다만 과급기가 없다보니 초반 토크가 조금 아쉽기도 한데 이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10단 자동변속기가 일정 부분 해소해준다. 출력보다는 연비에 포커스를 맞춘 세팅이라 가변 실린더 제어 시스템(VCM: 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이 달렸다. 주행환경에 따라 엔진의 절반인 3기통의 연료공급을 끊어 연료를 절약한다. 또한 공력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셔터식 그릴을 적용, 공기 흐름을 조율한다.
뒷좌석으로 포커스를 옮겨보면 캐빈 토크(Cabin Talk)와 캐빈 와치(Cabin Watch) 기능이 눈길을 끈다. 1열 승객의 목소리를 마이크를 통해 2, 3열의 스피커 및 헤드폰으로 들려주는 캐빈 토크는 한쪽 방향으로만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공간 특성상 단절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기술적으로 해소한 부분이다. 대가족이라 3열을 자주 사용한다면 더욱 유용한 기능이겠다.
또한 캐빈 와치는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로 2, 3열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능인데, 영유아를 동반하거나 반려동물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 운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운전 환경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뒷좌석 리마인더 기능이 있어 주행을 마친 뒤 시동을 끄면 잠든 자녀나 화물을 깜빡하지 않도록 경고를 보낸다.
이렇듯 오딧세이는 가족주의적인 모델로 자동차 본연의 성능을 앞세우기보다 공간에 대한 고민, 불편함이 없는 환경에 포커스를 맞춘 MPV다. 천편일률적인 카니발의 굴레에서 벗어나 넓은 공간과 함께 몰고 다니기도 편한 차를 찾는다면 꽤나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가족과의 긴 인생 여정에 조력자가 되어줄 혼다 오딧세이. 꾸준히 자신들만의 영역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도어 MPV, 8명|V6 3.5L 가솔린|최고출력 284마력/6000rpm|
변속기 형식 10단 자동|연비, 에너지소비효율 9km/L(도심 7.7, 고속 11.2), 5등급|
CO₂ 배출량 187g/km|시승차 5,790만원
글 신종윤 기자 사진 혼다·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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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key Lee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