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쯤 홀로 눈에 묻혀도 좋고-김형로 시집 (상상인 시선 016)


백 년쯤 홀로 눈에 묻혀도 좋고-김형로 시집



(상상인 시선 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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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로 시인의 시는 단순히 인간 존재론의 측면에서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뜨리려는 경구나 잠언의 형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자본주의로 속악해지는 당대적 현상에 대응하는 시구로 그 의미가 구체화되고 있다. 김형로가 품고 있는 시적 마음의 행로는 우리 인간의 원형적 심상으로 그 신비한 울림을 간직하고 있다. 그 점에서 김형로의 시는 존재의 본질을 깨우치게 하여 무의미하고 무료한 존재성을 깨뜨려주게 하는 우리 시대의 복음이다.

-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




저자 약력



김형로

경남 창원 출생

201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미륵을 묻다』

『백 년쯤 홀로 눈에 묻혀도 좋고』

한국작가회의 부산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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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바람 끝에 시집 한 권 매단다

시가 날아가 버리기를

하얗게 시의 집이 마르기를

결국 아무것도 나는 쓴 것이 없기를



2021년 1월 바람 세찬 날 김형로





시집 속의 시 한 편



실과



뿌리에서 건져 올린

기나긴 길이 툭, 떨어진다

얼마를 기다려야 다시

꽃에 가 닿을까

사라지는 문장들

가을은 직선이다

해 질 녘 책의 갈피를 턴다

검은 기호들이 곤두박질한다

처음과 끝이 생명에만 있을까

가을은 잃어버린 자의 뒤로 오고

직선을 길게 늘인다

속엣것을 고백해야 할 때

둘러가던 길은 짧아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의 길은 멀다





차례



1부



실과 _ 019

우유팩에 붙은 빨대에 관한 보고서 _ 020

입술 한 컷 _ 022

무너진 나사 뽑는 법 _ 023

새가 쓴 경전 _ 024

동굴 _ 026

물고기 감자_ 027

개불 _ 028

열 배 _ 030

식구 혹은 싯구 _ 032

맹점 _ 033

풀의 정신 _ 034

등 _ 035



2부



검정의 무게 _ 039

e층에 사는 여자 _ 040

말의 얼굴 _ 042

오독오독 _ 044

이끼 _ 045

숟가락 하나 버렸을 뿐 _ 046

흔들리며 고맙다고 _ 048

봄, 네바강 _ 050

따뜻한 돌 _ 052

그런 사람이 _ 054

등신 _ 055

땅에 대한 예의 _ 056

너무나, _ 057



3부



사람론 _ 061

감태나무를 통과하다 _ 062

금 _ 063

소주가 짠 날 _ 064

천성산 마실 _ 065

나이테, 끄응 _ 066

무당벌레 _ 067

꽃잠 _ 068

이만 원 _ 069

새의 셈 _ 070

팔뚝의 제왕 _ 072

팬데믹 _ 074

나와 나무와 상처 _ 076

어머니의 노래 _ 077



4부



당귀 _ 081

손님 _ 082

탁란托卵 2 _ 084

북향 매화 _ 085

그날 장닭 _ 086

12월29일 _ 087

반半 _ 088

구두-칼 _ 089

볕을 심다 _ 090

몰라 이발소 _ 092

농사는 누가 짓지? _ 094

저녁에게 _ 096

벌초 _ 097

백 년쯤 홀로 눈에 묻혀도 좋고 _ 098



해설

_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

잠언箴言의 시학 ― 김형로 시의 의미 _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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