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혼자일 때 녹는다- 최연수 시집 (상상인시선 17)

안녕은 혼자일 때 녹는다- 최연수 시집

(상상인시선 17)

저자


저자 : 최연수
강원 양구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2015년 『영주일보』 『시산맥』 등단
시집 『누에, 섶을 뜨겁게 껴안다』
『안녕은 혼자일 때 녹는다』
평론집 『이 시인을 조명한다』


목차
1부

원시 _ 018
알로카시아 _ 020
빗속을 달리는 화요일 _ 022
히비스커스 _ 024
우리들의 피리 _ 026
오독 _ 028
그네 타는 저녁 _ 030
하노이 _ 032
새 귀 줄게 헌 귀 줄래 _ 034
빈칸이 많은 캔디통 _ 036
신사숙녀여러분입니다 _ 038
무렵부터 무렵까지 9시 35분 _ 040
자정의 취향 _ 042


2부

오, 모딜리아니 _ 046
딸기와 풋사과의 시간 _ 048
낯선 방식의 모자들 _ 050
찢어진 관계 _ 052
또래의 법칙 _ 054
이유 너머 _ 056
카스테라가 구워지는 동안 _ 058
파랑 중독자 _ 060
사생대회 _ 062
포도로 말하네 _ 064
청띠제비나비 _ 066
목련의 오차 _ 068
맹신할 수 없는 것을 맹신하면서 _ 070



3부

나만 아는 꼭짓점들 _ 074
덮인 우물 _ 076
추억세모 _ 078
백 개의 방에서 맛보는 백 가지 맛 _ 080
구름하청 _ 082
쏟아지는 발목 _ 084
새로 생긴 아가미 _ 086
계절의 노선 _ 088
산벚 등고선 _ 090
그 겨울의 환청 - 092
민들레 비행 _ 094
바다카페 _ 096
그대로 봄 _ 097
뛰어다니는 이름 _ 098
대화 _ 100


4부

잠의 높이를 재어보았습니까 _ 104
문득, 나비 _ 106
길에도 궁합 _ 108
장마 _ 110
지난 기분을 일렬로 세우는 건 불가능해요 _ 112
모래월식 _ 114
90분을 죽이는 방법 _ 116
고양이캔디 _ 118
드므 _ 120
사계 미용실 _ 122
느닷없이 주민입니다 _ 124
나는 너를 뒤통수로 읽는다 _ 126
캐리어 _ 128
손톱 밑에 뜬 초승달 _ 130
신은 배꼽을 만들었으니 _ 132


해설 _ 이성혁(문학평론가) _ 135

길이 건너야 하는 사람의 불모지

책 속으로


시집 속의 시 한 편


원시


더 멀리 한철을 분갈이했다

꽃을 내걸어도
발바닥 차가운 이름은 발아되지 않아
갈아 꽂은 서쪽

뿌리 없는 노을은
발목이 없는 꽃
내내 피고 싶어
눈으로 걸어간 어귀가 골목으로 사라졌다

신호등이 수시로 마음을 바꿨다

길의 발목은 무엇을 놓쳤을까
턱을 괸 밤
발끝은 뒤가 아니라 높이
얼마만큼 올라가는지
한 손엔 재채기, 남은 손이 난간을 잡고 살금 올라왔다

혹시?
서랍은 더 발목을 숨기고
사랑니가 돋는다고 일기장이 적었을까

뒤축의 지문이 닳아
단조로운 걸음들
가까워도 보이지 않던 사람이 저 멀리
문득

신발을 바꿔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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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ing Editor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