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차관 “미·중 갈등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철저 대응”

“물가하락, 우리만의 문제 아냐…성장세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막을 것”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향후 상호보복조치 등 미·중 간 갈등 전개양상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앞으로의 상황을 냉철하게 주시하며 시장안정을 위해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책임공방으로 재연된 양국 간 갈등이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중국의 홍콩 국가안전법 제정 결의안 의결 등을 계기로 심화되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까 우려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이어 3월 140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지난주 2000선을 되찾은 것에 대해 “주가지수 반등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물경제 상황을 냉철히 주시해야 한다”며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다행히 최근 발표된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만에 반등하는 등 내수 부문에서는 미약하지만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요국들이 멈췄던 경제활동을 재개함에 따라 향후 수출 여건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이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을 크게 하락시키면서 소비자물가를 0.8%p 하락시킨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무상교육·무상급식 확대 기조 하에 각 지자체들의 지방 공공요금 감면 등이 가미되며 소비자물가를 약 0.3%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물가하락 압력의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의 흐름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어떠한 모습의 회복세를 보이는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불확실성 속에서 물가하락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지연되고 성장세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vicious cycle)의 고리가 발생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의 합성어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우리가 축적해 온 위기극복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이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세계의 모범이 되는 빠르고 강한 경기반등을 이뤄내고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정부도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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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다른기사보기